아무래도 출산이 임박하다보니 자연 나의 관심사는 출산과 관련된 정책이다.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해왔던 경제적인 문제들이 하나하나씩 현실로 다가오면서,왜 한국이 저출산 국가가 되었는지 통감하게 된다.
코리아 해롤드에 한달전쯤 올랐던 기사중, 워킹맘으로서 6개월간 아이를 키우는데 든 비용을 계산한것이 있었다. 그녀의 계산으로 약 7000만원정도가 소요됐다고 한다. 어떻게 하다가 그렇게 많이 들었는지 솔직히 지금도 공감은 가지 않지만..어쨌든 한국에서 아이를 낳는 것은 정말 엄청나게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은 사실이다.
임신기간동안의 병원비는 3D U/S를 하지 않아도 3-40만원정도는 든다. 게다가 출산 자체로 소용되는 돈이 자연분만은 30만원정도 제왕절개는 100만원정도라고 하는데, 문제는 출산 이후에 산후조리원 이용시 2주에 150만원, 산후조리 도우미 상주는 150만원 출퇴근은 70만원이라고 하니 출산이라는 사건 하나로 소용되는돈은 최소 100만원에서 300만원까지 든다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아이가 태어나면 준비해야할 것들이 물론 사람마다 다르고, 어디에서 장만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가방과같은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알려진 중가 브랜드에서 어린아이 이불 세트 하나에 30-40만원을 호가한다면..출산 준비물 다하면 얼마겠는가..ㅠㅠ
그런 와중에 오마이뉴스에서의 프랑스 틀별취재 기사는 나를 더욱더 분노하게 만들었다.
3년간 아이를 키우는데 드는 비용 0, 출산휴가는 기본이 10주 내외 , 출산 휴가중 승진!!!
사실, 임신 초기에 입덫과 피로로 고생을 하고, 게다가 진로도 180도 바뀌다 보니, 임신에 대해 그렇게 긍정적이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사람들은 아이가 듣는다고 하지만, 어짜피 말하지 않아도 아이는 내 기분 그대로를 함께 느낄테니 입밖으로 나오나 나오지 않나 뭐가 다르단 말인가..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그렇게 역설하고, 낙태라면 치를 떠는 나지만, 막상 내 앞에 현실로 다가왔을때, 그것은 '원시적인 방식의 생식법'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게다가 인간은 한번에 하나 이상 낳지도 못하지 않는가? ㅠ - 너무 느리고 원시적이며, 개별적인 한마디로 굉장히 비 효율적인 ....
내가 그렇게 느낄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원인은, 아무래도 나의 사회적 배경에 있지 않나 싶다.
언제나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했고, 늘 진취적이었으며, 밤새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던 내가 아이를 가진 이후에는 할 수 없는 것을 세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을 손에 꼽아야하는 사람이 되었던 것이다. 나는 더이상 전문적이며, 날카로운 의사로서가 아니라, 사회의 보호 대상이 되어야하는 (곰처럼 느껴지는;;) 산모가 되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나의 날카로운 의견을 기대하지 않고 나에게 그저 뱃속의 아이나 잘 돌보라는 식의 시선을 던졌다. 나는 그게 너무 싫었다. 마치 발가 벗고 돌아다니는 느낌이었다. 나는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당당한 사회의 일원이고 싶었다.
그것은 경제적인 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도 어디서나 쉽게 받아주질 않았고, 나스스로도 체력의 한계를 느끼면서 무언가 도전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무기력해지고, 나태해지고 시간이나 보내는 존재가 된 느낌이었다.
병원이라는 치열한 경젱구조를 빠져나온 나로서도 그런 생각들에 사로잡혀있었다면, 실제로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회사원인 여성들이 임신했을때 느꼈을 사회적 위기는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오마이뉴스 저출산 페이지 : http://www.ohmynews.com/NWS_Web/HotTag/HotTag.aspx?HOT_CD=0000001675
오마이 뉴스에서 2008년정부 기관에서 실시한 한 조사를 가지고 기사를 다루었다. 여성의 임금이 증가하는 것은 출산율에 마이너스 요인이, 남성의 임금이 증가하는 것은 출산율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사에서는, 사회는 아직도 이런 통계들을 막연히 여성의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생각들이 출산율 저해의 요인이라고 보고있다고 꼬집고 있다. 실제로 여성의 인간적인 개발의 기회를 결혼과 출산이라는 요소로 사회가 박탈하고 있음은 간과하는 것이다.
여성의 지위가 많이 높아지고 그만큼 사회적 진출도 늘었지만, 여전히 사회는 이중적인 잣대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하고 있지만, 출산과 육아 역시 완벽하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같이 돈을 벌고 고생을 하지만, 여전히 1%라도 더 많은 책임은 여성에게 돌아간다.
오마이 뉴스 '저출산'의 기사중 눈에 띠는것은 어느 교수의 글이다. 본인도 박사고, 대학 교수지만 여전히 '니가 나와서 일하면 애는 누가보냐'는 질문을 여전히 받는다는 것이다.
또 다른 기사는 저출산을 너무 경제적 요인으로만 해석한다고 비판하는 글이었다. 저출산은 사회부양비용을 증가시키고, 결국 경제인구에게 너무 많은 부담이 가해지며, 생산성의 저하와 경제성장율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해석은 국민을 생산하는 저출산 자체에 대한 너무 편향적 해석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생명의 의미와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장려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장면에서 나는 오히려 코웃음이 난다. 경제, 생명, 가족 ...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 같다. 경제성장한답시고, 저출산 장려하며, 심지어 낙태까지도 묵인하던 정부가 이제와서 경제를 이유로 저출산을 반정부적 행위로 규정하다니.. 그들이 생명을 논할 가치가 있단말인가? 가족이라는 단어를 언제부터 그렇게 따뜻하게 보았던가? 단지 편리한 경제 단위로 생각하지 않았던가?
정부 뒤에는 남성적, 관료적, 수직적 문화가 있고, 여전히 사회를 지배하는 사고방식이 아니던가?
김길태가 검거되던날, 감기가 걸렸던 나는 남편과 함께 순댓국집에 갔다. 그곳에는 혼자 앉아서 소주를 시켜놓고 주인 아줌마에게 이런저런얘기를 하는 아저씨가 한분 계셨다. 물론 그런 사람이 조용히 자기얘기를 할리 없다.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인양, 세상이 살기 어려워져서 김길태같은 사람이 나온게 당연하다고 계속 지껄였다.
단지 여성이고, 어린이라는 이유로 사망한 고 이양에 대한 미안함은 눈꼽만큼도 없는 모양이다. 마치 성폭행 당한여성에게 손가락질하며 '네가 옷꼬라지가 그모냥이니 남자들이 너에게 덤빈것아니냐'는 투로밖에 나에겐 들리지 않았다.
김길태 사건은 이전에 유아무야 지나간 많은 아동 및 성인 성폭행 사건을 되새기게 했고, 그 어느때보다도 여론은 성폭행의 의미에 대해 많이 다루고 있는 듯하다. 사람들은 많은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김길태의 개인적인 불행한과거와 그의 사이코 패스적 기질,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한 어린시절, 이양이 살해된 동네의 경제 구조적 문제들, 경찰의 한심한 대응등등...
하지만 문제의 핵심에는 여전히 강력한(혹은 강력해지기를 원하는, 지배적이기를 원하는) 남성이, 약한 여성을 성폭행하고 처참히 살해 유기했다는 점이다.
어떤 이유와 어떤 배경으로도 그 기본적이 뼈대는 사라지지 않는다.
여기에서 내가 묻고 싶은 것은 과연 여성이 사회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이다.
여성은 어머니,아내,여자친구,여동생,동료등등의 수식어가 붙지만, 결국 임신하는 사람, 아이를 낳는사람, 그리고 그 이전에 성관계를 하는 대상이 된다.
모든 여성은 그런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다. 성관계를 할 수 있는 사람.. 그것은 우리사회가 얼마나 성을 상품화했는가를 통해서도 볼수 있다. 매춘을 불법으로 한 이후에도 여전히 그곳은 건재하다. 그리고 창의적인 성 매매의 방법들은 언론에서 알려진것보다 훨씬 다양할 것으로 생각된다.
조금만 손을 뻗으면 여성은 성으로 상품화되어 다가온다.
이 문제까지 여기에서 언급하고 싶지는 정말 않았지만,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심각한 학교 폭력 문제 또한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대변한다고 하겠다. 강한자가 살아남고, 약한자는 죽을 수 밖에 없다. 단지 약하다는 이유로 너는 어떤 짓을 당해도 싸다고 매도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것을 배워간다. 거기엔 여전히 성적인 폭행과.. 심지어 매춘도 연관되어있다.
여성은 그 어느때보다 자기 개발에 눈을 뜨고 있다. 노력만 하면 안될게 없다는 것을 체득하면서 자라온 세대가 지금의 20대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결혼과 출산 육아 앞에서는 50년전 사고방식이라는 벽에 부딪힌다. 사회는 여성에게 무엇을 요구하는가? 사회는 여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여전히 약자인 이들에게 계속 요구만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성폭행이 단순히 개인과 국소적 지방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용인하고, 사회가 부추기는 사회 병태생리라는 것을 시민들은 언제나 이해할 것인가? 그리고 그 저변에 있는 여성에 대한 이중적인 잣대는 어떻게 해석되어야 할 것인가?
아이를 낳아주기를 강요하는 세상에서 여성은 '씨받이'로서 더욱더 부각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모성보호와 자녀를 부와 모가 함께 양육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와 여성과 생명, 약한 것에 대해 가질수 있다고 보는 수직적 시선에 대한 비판, 효율성과 경제성만을 따지는 사회 풍조에의 반성.. 없이,
여성은 아이를 이 사회에 출산하고 싶을까?
모성본능의 최 우선은 자손을 출산한는 것이 아니라, 출산 가능한 환경에서 출산하는 것이다.
이 사회는 과연 자식을 세상에 내놓고 싶어지는 사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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